테슬라의 101억 달러 태양광 공장, 텍사스에 세워질까?
테슬라가 텍사스에 101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셀 공장을 짓겠다는 서류를 주정부에 냈습니다. 코드명은 프로젝트 크리스털 선(Project Crystal Sun)입니다. 문서 기준으로 테슬라가 미국에 제안한 공장 투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이건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한 신청서라서, 큰 숫자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같이 봐야 합니다.
공장 하나에 101억 달러, 일자리 9,712개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이 확보한 텍사스 감사원 신청서를 보면 공장은 휴스턴 남서쪽 포트벤드 카운티 리치먼드 인근 3,050에이커(약 12.3㎢) 부지에 들어섭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네 배가 넘는 땅입니다. 투자액 101억 달러 가운데 부지와 건물에 15억 달러, 설비에 86억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정규직 9,712개, 공사 기간 일자리는 최대 1,147개로 적었습니다. 공사는 올해 시작해 2028년에 마무리하고 2029년 1분기부터 상용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잉곳부터 모듈까지 한 지붕 아래
신청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생산 방식입니다. 잉곳과 웨이퍼를 만들고 셀을 찍은 뒤 모듈까지 조립하는 완전 수직계열화 구조입니다. 미국에서 태양광을 만든다고 하면 대개 아시아에서 셀을 수입해 모듈만 조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한곳에서 해결하는 건 중국이 해온 방식인데, 그걸 미국에서 재현하겠다는 뜻입니다.
다만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문서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테슬라가 올해 초부터 말해온 미국 내 연 100GW 태양광 제조 목표를 이 공장이 받쳐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숫자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대만으로 받아들이긴 이릅니다.
아직은 신청서 단계입니다
지난주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텍사스에 짓기로 한 반도체 공장(테라팹)과는 다른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건은 태양광 셀 공장이고 부지도 다른 카운티입니다.
신청서는 텍사스 JETI법(일자리·에너지·기술·혁신법)에 따른 10년 재산세 제한을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테슬라는 신청서에서 여러 미국 주의 후보지를 검토 중이라고 적었습니다. 세금 혜택이 없으면 이 부지의 경제성이 다른 주 후보지보다 나쁘다는 뜻이죠. 쉽게 말하면 텍사스가 조건을 맞춰주지 않으면 다른 주로 갈 수 있다는 협상용 메시지입니다. 부지가 속할 재개발 구역도 아직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101억 달러와 9,712개 일자리는 확정된 숫자라기보다 협상 숫자에 가깝습니다.
주가는 시장과 반대로 내렸습니다
미국 현지 시각 8월 12일 테슬라는 327.51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전 거래일 332.81달러에서 5.30달러, 1.59% 내렸습니다. 같은 날 S&P 500은 0.26%, 나스닥 종합지수는 0.54% 올랐습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치고 핵심 물가 상승률도 2.5%로 둔화하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는데, 테슬라는 그 흐름에서 벗어났습니다. 캘리포니아 보조금 소진 소식이 오간 날이기도 하지만, 같은 날 리비안, 루시드, GM 등 다른 전기차 종목도 함께 빠졌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26%가량 내린 상태입니다.
캘리포니아 보조금은 닷새 만에 바닥
캘리포니아가 첫 전기차 구매자를 위해 만든 마이퍼스트EV(MyFirstEV) 프로그램 얘기입니다. 주정부가 1억 3,550만 달러를 내고 참여 제조사가 같은 금액을 맞춰 내는 구조입니다. 첫 구매자는 신차(5만 달러 이하)를 살 때 최대 3,500달러, 중고차(2만 5,000달러 이하)는 1,750달러를 할인받습니다. 연방 세액공제가 사라진 뒤 수요를 살리려고 만든 프로그램인데, 반응이 꽤 뜨거웠네요.
테슬라는 8월 3일부터 보조금을 적용했는데, 닷새 만인 8월 8일에 몫을 모두 소진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가 확인해준 내용입니다. CARB 위원장 로런 샌체스는 8월 11일 행사에서 이미 한 제조사가 보조금을 소진했고 판매가 40% 뛰었다고 말했습니다. 인사이드EV는 참여 제조사가 15곳 정도라 테슬라 몫이 약 900만 달러, 고객이 받은 혜택은 약 1,800만 달러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공식 집계는 아닙니다. 보조금이 닷새 만에 바닥났다는 건 미국 전기차 수요가 완전히 얼어붙은 건 아니라는 신호로 읽힙니다.
다음에 볼 건
공장이 정말 텍사스로 확정되는지는 테슬라의 공식 발표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신청서가 현실이 되려면 카운티의 재개발 구역 지정과 세금 감면 승인도 남아 있습니다. 보조금 쪽은 다른 제조사 몫이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가 다음 관심사입니다.
본문은 텍사스 감사원에 제출된 7월 22일자 JETI 신청서(8월 초 공개)와 8월 11일과 12일 보도, 미국 8월 12일 정규장 종가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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