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세미가 고객에게 갔습니다… 500마일 트럭의 가격은 왜 안 밝혔을까?
테슬라가 9월 24일 저녁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의 세미 전용 공장에서 양산 시작을 알리고 첫 고객 인도에 들어갔습니다. 이 공장은 1년에 5만 대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짐을 8만 2,000파운드까지 실은 상태에서 롱 레인지는 한 번 충전에 500마일, 스탠더드 레인지는 325마일을 달립니다. 2017년에 공개하고 2019년부터 생산하겠다고 했던 트럭이 아홉 해 만에 고객 손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런데 행사에서는 가격도 주문 대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첫 트럭은 펩시코와 DHL에 갔습니다
공장 앞에는 고객사 로고를 붙인 트럭이 줄지어 섰습니다. 무대에는 펩시코와 DHL, US 푸즈 관계자가 초청을 받아 올랐습니다. 테슬라가 함께 이름을 올린 곳은 ABF 프레이트, 아인라이드, IMC 로지스틱스, OK 프로듀스, 와트이브이 등입니다. 펩시코와 DHL은 2022년부터 손으로 만든 시험용 트럭을 받아 굴리던 고객입니다. 이번에 받은 차는 양산 라인에서 나온 물량이고요. 테슬라는 자기 화물도 세미로 옮기고 이 공장이 지역에 3,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무대에 서지 않고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는데, 대기 명단이 이미 상당하다며 주문을 더 넣으라고 권했습니다.
500마일은 짐을 가득 실은 숫자입니다
롱 레인지의 500마일은 짐을 가득 실은 실제 주행 값입니다. 랄스 모라비 차량 엔지니어링 부총재는 짐을 6만 파운드로 줄이면 600마일쯤 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월에 공개한 제원에서 두 사양의 전력 소모는 1마일에 1.7킬로와트시입니다. 미국 장거리 화물 운전자가 하루에 달리는 거리와 비슷한 수준이지요. 시험 운행에 쓴 트럭은 200대가 채 되지 않는데, 이 차들이 쌓은 주행거리는 1,750만 마일입니다. 테슬라가 집계한 올해 가동률은 98%가 넘습니다.
배터리 셀을 2170에서 4680으로 바꿨습니다
테슬라는 4년 동안 양산을 목표로 트럭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입니다. 사서 쓰던 2170 셀을 자체 생산하는 4680 셀로 바꾸면서 배터리 무게를 줄이고 주행거리는 그대로 지켰다고 합니다. 팩 용량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구동부에서는 탄소섬유로 감싼 회전자를 강철 케이지 회전자로 바꾸고, 고정자는 사이버트럭과 같은 부품을 씁니다. 대형 트럭에 전동식 스티어링을 넣은 것은 세미가 처음입니다. 유압 펌프와 오일이 사라져 정비할 것이 줄어듭니다. 테슬라는 이 구조가 나중에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는 발판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FSD 감독 기능은 세미에 아직 없습니다. 머스크는 영상에서 곧 넣겠다고 했습니다.
메가차저는 30분에 60%를 채웁니다
행사장에서는 트럭을 메가차저에 연결한 채 잔량 3%에서 30분 만에 60%까지 올리는 시연이 이어졌습니다. 테슬라는 메가차저가 30분에 주행거리의 60%를 채운다고 밝혔습니다. 댄 프리스틀리 세미 프로그램 책임자는 400마일을 달려 잔량 10%로 도착한 뒤 30분 동안 60%를 채우면 300마일을 더 달릴 수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한 근무조에 충전만을 위해 길게 서 있을 필요 없이 700마일쯤을 달린다는 뜻입니다.
충전기는 아직 두 곳입니다
테슬라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공공 메가차저는 지금 로스앤젤레스 지역 두 곳입니다. 프리스틀리는 연말까지 30곳을 열겠다고 했습니다. 미국 전역에 화물차를 굴리려면 이 숫자가 훨씬 커져야 합니다. 미국 경유 가격은 이달 들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전기 트럭은 값이 비싼 대신 연료비에서 되찾는 구조여서 경유값이 오를수록 셈법이 유리해집니다. 그래도 전기 대형 트럭은 값이 경유 트럭의 두세 배이고 미국에서는 출발이 느립니다. 전기 대형 트럭이 중국에서는 대형 트럭 판매의 30%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가격과 주문 대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테슬라는 행사에서 가격도 주문 대수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 이 차가 처음 나왔을 때 붙은 값은 300마일형 15만 달러, 500마일형 18만 달러였습니다. 일렉트렉은 올해 초 테슬라가 롱 레인지에 29만 달러, 스탠더드 레인지에 26만 달러를 제시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자료에 나온 전기 대형 트럭 평균값은 43만 5,000달러입니다. 테슬라가 제시한 값은 이보다 14만 5,000달러가량 낮습니다. 테크크런치는 성능이 가장 좋은 사양의 값이 보조금 전 3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주에는 화주 연합이 테슬라를 주력 공급사로 골라 2,500대를 주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럭을 사는 화주가 가장 먼저 보는 값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럽 사양은 2027년부터 인도될 예정이고, 첫 물량은 네바다 공장에서 함께 만듭니다. 세미가 미국 화물 시장에서 자리를 넓히려면 충전기가 계획대로 늘어나야 합니다. 메가차저 30곳이 예정대로 문을 열고 고객이 트럭을 받아 실제로 굴린다면, 세미는 시험 단계를 벗어나 미국 대형 트럭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